2026년 8월 1일 토요일

사례10.손글씨 편지 - 퇴사하는 사수에게, 말로는 못 한 3년 치 인사

 

글소담 - 손글씨 편지 A5

한지로-한지O.A-꽃보라 / 블루블랙0.28mm

첫 직장에서 3년을 보낸 20대 회사원의 사연입니다. 어느 월요일, 자신을 가르쳐 준 사수가 다음 주까지만 출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직은 축하할 일이니 축하한다고 말했고, 사수는 웃으며 고맙다고 했고, 대화는 삼십 초 만에 끝났습니다. 문제는 그날부터였습니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퇴근길마다 따라왔다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감사 인사가 어려운 이유는 분명합니다. 진지한 말을 꺼내는 순간 분위기가 무거워지고, 듣는 쪽도 어색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송별회 자리에서 잔을 부딪치며 '고생하셨습니다' 한마디로 삼 년을 정리합니다. 회식 소음 속에서 발화되고 다음 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인사입니다.

이분이 전하고 싶었던 것은 구체적인 장면들이었습니다. 입사 첫날 점심을 같이 먹어 준 일. 엉망인 보고서를 고쳐 주는 대신 빨간 펜으로 질문만 적어 돌려주던 방식.

그리고 지금 자신이 후배의 보고서에 똑같이 질문부터 적고 있다는 발견. 사람은 배운 대로 가르치게 된다는 문장은 이 원고에서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입니다.

이런 말은 회식 자리에서 할 수 없습니다. 듣는 사수가 몸 둘 바를 몰라 하기 때문입니다.

편지가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편지는 받는 사람이 혼자 있을 때 읽습니다. 고마움을 표현하는 쪽도, 받는 쪽도 표정을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지한 말을 어색함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입니다.

원고는 공백 제외 390자였습니다. 저희는 이것을 연한 보라 한지 편지지에 펜 로봇으로 옮겨 썼고, 이분은 마지막 주 점심을 산 날 헤어지면서 선물과 함께 건넸다고 합니다. 사수분이 나중에 편지를 읽고 답장 대신 빨간 펜을 책상에 두고 갔다는 후기가 왔습니다. 편지 말미에 그 펜을 가져도 되냐고 적었기 때문입니다.

퇴사·전근·부서 이동 시즌에 이런 편지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팁을 드리면,

원고의 재료는 '그분이 해 준 일' 중에서 본인이 지금도 따라 하고 있는 것을 찾는 것입니다.

배운 것을 이어 가고 있다는 사실보다 확실한 감사의 증거는 없습니다. 인사이동이 몰리는 연말연시와 상반기 말에는 주문이 늘어나니, 마지막 출근일 일주일 전까지 원고를 주시면 여유 있게 진행됩니다.

본 글의 사례는 실제 발생 가능한 상황을 재구성한 것으로, 특정 사실, 업체와 무관합니다. 사진은 글소담 서비스를 활용해서, 실제 펜과 한지 용지를 사용해 쓴 것입니다.

손편지 원고는 공백 제외 400자 내외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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