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일 화요일

글소담 - 쉬어가기 (엠보싱,물결무늬,머메이드 ? 종이에도 '깻잎' 논쟁이 1편)

 

두성종이-칼라머메이드- 스노우블루(연하늘색) - W57(CMD-125) - 178gsm

Ref : https://blog.naver.com/glsodam/224394354403

1편. 우리가 ‘머메이드지’라고 부르는 종이는 어디서 왔을까?

글소담 출력용 전용 용지를 알아보던 중 품질이 뛰어난 제품들을 발견했습니다. 다만, 유통사나 판매처에 따라 이름과 제조사가 조금씩 다르게 표기되어 혼선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앞으로 계속 사용할 정식 용지를 깔끔하게 정리해 확정하고자 합니다.

내용이 갈수록 복잡해져서, 아마 끝까지 읽으실 분은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혹시라도, 저같이 관심 있는 분이 계실 것 같아서, 참고 자료로 글을 남깁니다.

문구점에서 ‘머메이드지 주세요’라고 하면 대개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잔잔한 물결 같은 표면, 적당한 두께와 탄성, 수십 가지 색. 그런데 이 익숙한 이름을 따라가다 보면 1956년 일본의 한 파인페이퍼에서 시작해 한국의 문구·인쇄 시장에서 하나의 종이 종류처럼 자리 잡는 꽤 긴 역사가 나옵니다.

먼저 전체 흐름부터: 같은 ‘머메이드 계열’처럼 보여도 출발점은 다르다

이번 검수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제조·브랜드의 출발점’과 ‘한국에서 누가 유통하느냐’를 분리해서 보는 것입니다. 소비자 눈에는 모두 물결무늬 색지로 보이지만, 두 제품의 계보는 아래처럼 다릅니다.

구분

원천·제조/브랜드 측

제품

한국에서 확인되는 유통·표기

MERMAID 계열

TAKEO — 1956년부터 브랜드를 기획·전개

MERMAID

두성종이 — ‘칼라머메이드’로 공식 소개·판매

Magic Touch 계열

한솔제지 INSPER — 제조사 공식 제품군

Magic Touch

삼원특수지 판매·소분 제품 + 두성종이도 현재 정규 제품으로 판매

여기서 TAKEO는 ‘제조 공장’이라고 단정하기보다 브랜드 개발·기획과 일본 측 공급 체계의 중심으로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반면 Magic Touch는 한솔제지의 INSPER 공식 무늬지 제품으로 확인됩니다. 중요한 교정점은 Magic Touch가 ‘한솔제지 → 삼원특수지’ 한 줄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재 두성종이도 Magic Touch를 자체 상품 페이지에서 정규 컬러엠보스지로 판매하고 있어, 유통 경로는 복수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주의해서 읽을 부분 | 유통사 표기를 제조사와 혼동하지 않기

온라인 상품명에 ‘삼원 매직터치’ 또는 ‘두성 매직터치’라고 쓰여 있어도 그것만으로 제조사를 삼원·두성으로 단정하면 안 됩니다. 한솔제지 공식 제품 페이지에서 Magic Touch 자체가 INSPER 무늬지로 확인됩니다. 블로그에서는 ‘제조 원천: 한솔제지 / 국내 유통·소분·판매: 삼원특수지, 두성종이 등’처럼 층위를 나눠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머메이드는 원래 ‘종이 종류’가 아니라 제품 이름이었다

오늘날 한국에서는 표면에 물결무늬가 있는 색지를 넓게 ‘머메이드지’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출발점은 일본 TAKEO(竹尾)의 파인페이퍼 브랜드 MERMAID입니다.

TAKEO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MERMAID는 1956년 디자이너 하라 히로무(原弘)의 감수 아래 일본에서 기계 생산된 펠트마크 파인페이퍼로 출시됐습니다.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펠트의 직조 패턴이 종이 표면에 전사되는데, 그 무늬가 잔잔한 바다의 물결을 닮았습니다.

그래서 첫 이름은 ‘MERMAID RIPPLE’. ‘인어가 사는 바다의 잔물결’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었습니다. TAKEO의 현재 영문 제품 페이지는 1960년에 MERMAID라는 이름으로 단순화됐다고 설명하고,

2019년 일본어 리뉴얼 책자는 ‘1960년대에 MERMAID로 정착했다’고 표현합니다. 시점 표현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1960년 전후에 현재의 이름이 자리 잡았다는 흐름은 같습니다.

1956년의 핵심

• 표면 무늬는 인쇄한 패턴이 아니라 제지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펠트마크(feltmark)’

• 물결 같은 촉감과 시각적 질감이 제품 이름 자체의 출발점

• 현재까지 이어지는 MERMAID의 정체성은 ‘색’뿐 아니라 ‘표면의 물성’에 있음

1999년, ‘색이 많은 머메이드’가 브랜드로 완성되다

처음부터 지금처럼 다채로운 60색 체계였던 것은 아닙니다. TAKEO는 1999년 그래픽 디자이너 다나카 잇코(田中一光)의 감수 아래 색상과 평량 구성을 정비했고, 이 시기를 거치며 MERMAID는 다양한 색과 두께를 갖춘 대표적인 파인페이퍼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변화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머메이드는 더 이상 ‘물결무늬가 있는 한 종류의 종이’가 아니라, 디자이너가 색과 두께를 골라 책, 카드, 패키지, 페이퍼아트 등 서로 다른 결과물을 설계할 수 있는 하나의 체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2019년, 60색으로 다시 정리되다

그리고 2019년 TAKEO는 MERMAID를 크게 리뉴얼합니다. 2019년 6월 3일자 공식 컬러 팔레트가 공개됐고, 신색 판매는 같은 해 9월 2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새 구성은 신색·개색 30색을 포함한 총 60색입니다. 색물의 핵심 규격은 四六判 110kg·153kg·240kg이며, 이를 평량으로 보면 대략 128g/㎡·178g/㎡·279g/㎡에 해당합니다. 백색 계열은 더 넓은 평량으로 운영됐습니다.

TAKEO는 이 60색을 INNOCENT, ORGANIC, JAPANESQUE, POP, FORMAL, CLASSICAL이라는 여섯 테마로 묶었습니다. 단순히 빨강·파랑 순서로 늘어놓기보다, ‘친근함↔고급감’, ‘하드↔소프트’ 같은 인상 축과 종이의 펠트마크가 주는 촉각적 이미지까지 함께 엮어 색을 고르게 한 것입니다.

시점

변화

의미

1956

MERMAID RIPPLE 출시

물결 같은 펠트마크를 가진 종이의 탄생

1960

MERMAID로 명칭 정착

현재까지 이어지는 브랜드명

1999

색상·평량 체계 정비

다채로운 파인페이퍼 브랜드로 확장

2019.09

60색 체계 리뉴얼

신규·개색 30색 포함, 현대적인 팔레트 재구성

1.マーメイドの使いかた_web用 중에서

사용법 정의 문서

원문 - 일본판

첨부파일
1.マーメイドの使いかた_web用.pdf
파일 다운로드

번역판 (구글 기계 번역)

첨부파일
2.머메이드 사용법_web용.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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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칼라머메이드’라는 이름이 익숙해졌다

한국에서 MERMAID를 오랫동안 접하게 해온 대표적인 회사가 두성종이입니다. 두성종이는 현재 칼라머메이드를 ‘섬세한 양면 펠트무늬, 다양한 색상 구성의 컬러엠보스지’라고 소개합니다. 용도도 카드, 쇼핑백, 패키지, 시향지, 미술용지, 페이퍼아트 등으로 폭넓습니다.

두성종이 공식 페이지에는 ‘칼라머메이드 견본집(2020)’과 ‘견본집(2024)’ 제작 기록이 함께 남아 있습니다. 또 2023년 서울에서 열린 ‘Mermaid Wave’ 전시는 TAKEO와 두성종이가 공동으로 주관·주최했습니다. 이런 기록을 보면 일본 MERMAID의 2019년 리뉴얼이 한국에서도 곧바로 새로운 견본 체계와 제품 소개로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역할을 구분해 두면 이해가 쉽습니다. MERMAID의 역사와 60색 리뉴얼, 색명 체계는 TAKEO 공식 자료에서 출발합니다. (참고. 위에 첨부된, PDF 파일)

한국에서는 두성종이가 ‘칼라머메이드’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견본집을 제작해 왔으며, 2023년 Mermaid Wave 전시도 TAKEO와 두성종이가 공동 주관·주최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 관점의 흐름은 ‘TAKEO MERMAID → 두성종이 칼라머메이드’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곧바로 ‘두성만의 독점 수입’이라고 확대해석할 근거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주의해서 읽을 부분 | ‘두성종이가 한국의 유일한 독점 수입사’라고 써도 될까?

공개 자료에서는 TAKEO와 두성종이가 한국에서 제품 전시와 소개를 함께 진행해 온 관계가 확인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내 유일한 독점 수입권자’라는 계약 문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블로그에서는 ‘국내의 대표적인 공식 유통 파트너로 확인된다’ 정도가 안전한 표현입니다. 병행수입 가능성과 독점계약 여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CMD-012 같은 예전 코드와 W37 같은 새 코드는 왜 함께 보일까?

오래된 칼라머메이드 재고나 과거 견본을 보면 (국내에서는 대략 2020년경 재고 ) CMD-xxx 또는 세 자리 숫자 형태의 코드를 만나게 되고, 최근 두성종이 유통 제품에서는 W01, W23, W37 같은 번호를 보게 됩니다. 시기적으로 가장 큰 변곡점은 TAKEO가 2019년 MERMAID를 60색으로 리뉴얼한 때와, 두성종이가 2020년 새 견본집을 낸 시기가 겹칩니다.

다만 여기에서 한 발 더 나가 ‘2019년 9월 2일부터 CMD 코드를 폐지하고 W 코드로 바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에 확보한 TAKEO 2019 일본 원문 12쪽을 보면 60색은 W01~W60이 아니라 일본어 색명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따라서 W번호는 적어도 이 TAKEO 일본 원문에서 사용하는 색번호 체계가 아니며, 한국 유통·견본 과정에서 쓰이는 인덱스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정확한 CMD→W 전환일과 부여 규칙은 두성종이의 당시 가격표·견본집·공지 같은 1차 자료가 더 필요합니다.

주의해서 읽을 부분 | 코드 변경 시점

확정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은 ‘TAKEO의 60색 리뉴얼은 2019년 9월’이라는 점과 ‘두성종이의 칼라머메이드 견본집(2020)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CMD→W의 정확한 한국 내 전환 날짜는 당시 견본집, 가격표, 거래처 공지 같은 1차 자료를 추가로 확인해야 합니다.

60색이라면 RGB나 Pantone 번호도 있지 않을까?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W37은 정확히 어떤 RGB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TAKEO가 일반에게 공개하는 MERMAID 자료에서 60색 각각에 대한 공식 sRGB, HEX, Pantone, CIE L*a*b* 수치표는 현재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종이는 모니터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주변 빛을 반사해 색을 보여줍니다. 같은 종이도 D50 조명, 자연광, LED 아래에서 다르게 느껴질 수 있고, MERMAID처럼 표면 요철이 있는 종이는 측정 각도와 장비 조건의 영향도 받습니다. 그래서 실제 인쇄·디자인 현장에서는 화면의 색칩보다 실물 견본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제조사의 생산 관리 단계에서는 분광측색과 색차 관리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내부 기준값이 공개돼 있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웹 이미지에서 뽑은 HEX값을 ‘공식 칼라머메이드 RGB’라고 부르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주의해서 읽을 부분 | 색상 이미지의 한계

온라인 쇼핑몰의 색상칩이나 PDF 화면색은 실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형광계열은 일반 모니터의 sRGB 영역으로 제대로 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색 선택이 필요하면 실물 견본 또는 측색값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엠보싱 종이의 색은 왜 숫자 하나로 말하기 어려울까?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MERMAID의 정체성은 ‘색’만이 아니라 표면의 펠트마크입니다. 잔물결처럼 솟고 패인 표면은 빛의 방향과 관찰 각도에 따라 미세한 명암과 그림자를 만들기 때문에, 화면이나 인쇄된 색칩 하나로 실물의 인상을 완전히 고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점은 추측이 아니라 TAKEO 자체의 2019 공식 책자에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TAKEO는 공식 책자 마지막 페이지에서 ‘MERMAID의 색과 질감은 인쇄로 재현할 수 없고, 각 컬러칩은 근사색이며, 종이의 질감 차이와 광원에 따라 색의 인상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현품을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즉 공개 카탈로그의 목적 자체가 절대적인 수치 표준을 제공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엠보싱 종이는 측색할 수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종이·판지의 색은 표준화된 확산반사 방식으로 CIELAB 값을 측정할 수 있고, 요철지가 있다면 측정구경·시편 방향·광학 조건을 고정해 반복 측정하는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조 현장과 소비자용 카탈로그의 언어가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제조사는 로트 간 재현성을 관리하기 위해 배합·공정조건·기준 견본·색차 같은 내부 품질관리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다만 이번에 확인한 공개자료에는 MERMAID 60색의 공식 CIELAB·sRGB·Pantone 표나 내부 허용 색차 규격이 공개돼 있지 않았습니다. ‘엠보싱이어서 숨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외부에는 수치보다 실물 견본과 색의 이야기, 용도 이미지를 앞세우는 전략이 분명히 보입니다.

주의해서 읽을 부분 | ‘엠보싱이라서 Lab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TAKEO가 공개용 자료에 CIELAB·sRGB·Pantone 값을 싣지 않은 사실은 확인되지만, 그 이유를 공식적으로 ‘표면 엠보싱 때문’이라고 밝힌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엠보싱은 측정 변동을 키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이지만, 표준화된 측정 자체는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제조 내부에는 공정·QC 기준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외부에는 실물 견본과 감성적 색명 중심으로 제시한다’는 수준으로 해석합니다.

숫자 대신 ‘서리, 물방울, 심해, 해바라기’를 말하는 색채 카탈로그

TAKEO의 2019년 공식 가이드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色のネーミング(색의 네이밍)’입니다. 60색을 단순한 색 좌표로 소개하지 않고, 각각의 이름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한 문단씩 풀어 씁니다. 그리고 5쪽에서는 리뉴얼 방향을 설명하며 ‘사용하기 쉽고 선택하기 쉽게 색조를 다시 보고, 용도를 떠올리기 쉬운 색명을 붙였다’고 명시합니다. 색 이름이 부수적인 장식이 아니라 제품 설계의 일부였던 셈입니다.

이 표현은 단순한 광고 카피만은 아닙니다. 공식 자료의 참고문헌에는 DIC의 일본·프랑스·중국 전통색 자료, 『A Dictionary of Color』, 일본색채연구소 『新色名事典』, 『和の色のものがたり』 등 색명 사전과 색채문화 서적이 다수 적혀 있습니다. 즉 60색의 이름은 수치값 대신 임의로 붙인 마케팅 문구라기보다, 색을 문화·사물·계절·감각과 연결해 기억하게 하는 별도의 디자인 언어로 기획됐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2019년 리뉴얼 자료에도 ‘용도를 이미지하기 쉬운 색명’을 의식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펠트마크에서 느껴지는 시각적·촉각적 인상—자연스러움, 공예감, 일본적 분위기, 포멀함, 클래식함, 어린이용·화구의 느낌—을 바탕으로 INNOCENT, ORGANIC, JAPANESQUE, POP, FORMAL, CLASSIC이라는 여섯 개의 테마를 구성했습니다. 색을 측정값으로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이 종이로 어떤 장면을 만들 수 있는가’를 함께 파는 셈입니다.

MERMAID의 색 체계를 두 층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 제조·품질관리의 층: 배합과 공정 조건, 기준 견본, 분광측색과 색차 등 생산 재현성을 위한 데이터

• 소비자·디자인의 층: 실물 견본, 색명, 계절·자연·사물의 이야기, 6개 컬러 테마

• 공개 카탈로그는 두 번째 층을 전면에 내세우고, 정확한 색 선택은 ‘실물을 확인하라’고 안내

엑셀을 대조해 보니, ‘일본 원문을 번역한 흔적’이 보였다

이번에 함께 본 ‘컬러머메이드 색상 이름의 유래’ 엑셀은 이 역사에서 꽤 재미있는 자료입니다. 이번에는 추정이 아니라 확보한 TAKEO 원문 PDF 8~9쪽과 직접 대조했습니다. 설명문의 소재와 논리 전개가 일본어 원문과 매우 강하게 대응합니다. 예를 들어 ‘레인’의 설명은 TAKEO의 「雫(しずく)」에 있는 빗방울·바닷가 물보라·인어의 눈물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옮겼고, ‘리도 옐로’ 설명은 「ひまわり」의 태양·행복·희망 이미지를 번역한 형태입니다.

첨부파일
컬러머메이드 색상 이름의 유래.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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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정의 문의에 대해서, 두성종이 성기훈선임님이 보내주신 답변 메일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드립니다. :)

더 흥미로운 것은 ‘설명은 일본 원문을 번역했는데, 한국 엑셀의 색 이름은 일본 원명을 그대로 직역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레인↔雫, 리도 옐로↔ひまわり, 스노우 블루↔パウダーブルー처럼 이름은 상당히 달라도 설명은 정확히 대응합니다.

심지어 ‘코르도바 브라운’ 설명은 일본 원문의 「ひはだ(檜皮, 편백나무 껍질 계열의 갈색)」 설명과 연결되고, ‘플레임’의 설명은 「祝い紅」의 경사스럽고 격식 있는 붉은색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이름과 설명이 서로 다른 번역 층을 거쳤다는 흔적입니다.

엑셀의 한국 색상명

TAKEO 일본 원문의 색명

설명에서 확인되는 연결

레인

雫(しずく)

빗방울·물보라·인어의 눈물이라는 이미지가 거의 그대로 대응

스노우 블루

パウダーブルー

맑은 물 같은 투명감, 옅고 섬세한 파우더 블루 설명이 대응

리도 옐로

ひまわり

태양을 향해 피는 해바라기, 행복·희망의 설명이 대응

코르도바 브라운

ひはだ

나무껍질·검은 기가 감도는 깊은 갈색이라는 설명이 대응

플레임

祝い紅

경사·격식·힘을 상징하는 깊은 붉은색 설명이 대응

펀리프 라벤더

レースラベンダー

아주 옅은 청보라와 라벤더 계열 꽃의 섬세한 이미지가 대응

이것이 곧 ‘한국 색상명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의 제품이 일본의 원래 색명 체계, 한국의 과거·현재 유통명, CMD·W 같은 별도 코드 체계를 거치면서 현지화된 흔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엑셀 파일 자체를 누가 만들었는지, 번역자가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어느 회사의 내부자료였는지는 파일만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장 정확한 표현은 ‘설명문은 TAKEO 일본 원문을 번역·재구성한 흔적이 매우 뚜렷하다’입니다.

주의해서 읽을 부분 | ‘이 엑셀을 일본 사람이 만들었다’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엑셀의 색상 유래 설명이 TAKEO의 일본어 공식 원문을 번역·재구성한 자료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엑셀 파일 자체를 누가 만들었는지, 두성종이·판매처·개인이 언제 번역했는지는 현재 파일만으로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블로그에서는 ‘일본 원문을 번역한 흔적이 뚜렷하다’고 표현하고 제작자의 국적은 단정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오히려 이 번역 흔적 덕분에 MERMAID가 단순한 60개의 색견본이 아니라는 점이 더 잘 보입니다. 일본에서는 ‘雫, 桜, 若草, 海, 紺, 祝い紅’처럼 언어와 문화가 색을 기억하는 장치가 되었고,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그 이름 중 일부는 영어식·유통식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왜 그런 색인가’라는 이야기는 살아남았습니다. 한 장의 색상표 안에 제지기술의 역사와 색채문화, 번역과 유통의 역사가 겹쳐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머메이드지’는 점점 종이 종류의 이름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한국 시장만의 재미있는 현상이 생깁니다. 원래 MERMAID는 TAKEO의 제품명이지만, 문구점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물결무늬가 있는 엠보 색지를 폭넓게 ‘머메이드지’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머메이드지’라는 검색어 안에는 서로 다른 제조·유통 계보의 종이가 함께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솔제지 INSPER의 Magic Touch입니다. 한솔제지는 공식 페이지에서 Magic Touch를 ‘한쪽 면에 물결무늬가 있는 종이’로 소개합니다.

국내에서는 삼원특수지 포장·판매 제품이 널리 알려져 ‘삼원 매직터치’ 또는 ‘단면 머메이드’라는 이름으로 많이 유통되지만, 현재 두성종이도 Magic Touch를 정규 컬러엠보스지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Magic Touch를 ‘삼원만의 종이’라고 정리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주의해서 읽을 부분 | ‘머메이드’라는 말의 두 가지 의미

제품 역사로 보면 MERMAID는 TAKEO의 특정 브랜드입니다. 반면 국내 소비자 언어에서는 ‘물결무늬가 있는 엠보 색지’의 통칭처럼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판매 페이지에 ‘머메이드지’라고 쓰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조사를 TAKEO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두성종이와 삼원특수지의 회사 역사도 한 번 짚고 넘어가자

두성종이의 공식 연혁은 1982년 두성산업주식회사 설립에서 시작합니다. 삼원페이퍼의 공식 연혁은 1990년 8월 삼원특수지 설립을 출발점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의 한 기업정보 서비스에는 두성의 1990년 7월 연혁으로 ‘삼원특수지(주)와 분리’라는 항목이 실려 있습니다.

흥미로운 기록이지만 두성종이의 현재 공식 연혁 페이지에는 이 항목이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두 회사의 초기 조직·지분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면 추가적인 1차 자료가 필요합니다.

주의해서 읽을 부분 | 회사 관계를 현재 제품 관계로 확대해석하지 않기

두성종이와 삼원특수지의 설립 초기 연혁에 연결점이 있었다는 자료가 있더라도, 그 사실을 오늘날의 제품 공급관계·지분관계·사업관계로 이어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두 회사는 각각 별개의 종이 전문기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70년 가까이 살아남은 종이의 힘

1956년에 태어난 종이가 지금도 카드와 패키지, 책, 미술작품에 쓰인다는 것은 꽤 특별한 일입니다. 머메이드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색상만이 아니라 손끝에서 느껴지는 잔물결, 빛을 받을 때 달라지는 표면, 인쇄되지 않은 여백조차 디자인처럼 보이게 만드는 물성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그 이름이 더 넓어졌습니다. TAKEO의 특정 브랜드였던 MERMAID가 두성종이의 ‘칼라머메이드’로 익숙해졌고, 한편으로는 비슷한 물결무늬를 가진 다른 종이까지 ‘머메이드지’라는 언어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렇다면 양면에 물결무늬가 있는 칼라머메이드와, 한쪽에 물결무늬가 있는 매직터치는 실제로 무엇이 다를까요? ‘단면이면 반쪽짜리 제품’이라고 봐야 할까요?

다음 편에서는 제품의 서열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의 손에서 두 구조가 어떻게 다른 장단점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TAKEO - MERMAID / MERMAID-FS 공식 제품 페이지 https://www.takeo.co.jp/en/finder/main/mermaid.html

https://www.takeo.co.jp/en/news/detail/002754.htmlTAKEO - 『マーメイド リニューアル カラーパレット』 2019-06-03 — 이번 검수에서는 사용자가 첨부한 원본 PDF를 기준으로 확인

두성종이 - 칼라머메이드 공식 제품 페이지 https://m.doosungpaper.co.kr/goods/goods_view.php?goodsNo=1000000244

두성종이 - 2023 Mermaid Wave 전시 https://m.doosungpaper.co.kr/board/view.php?bdId=exibition&sno=78

두성종이 - 회사 연혁 https://www.doosungpaper.co.kr/main/html.php?htmid=proc%2Fcompany_history.html

삼원페이퍼 - 회사 연혁 https://www.samwonpaper.com/samwonpaper/company

https://www.takeo.co.jp/news/マーメイドの使いかた_web用.pdfTAKEO - 『マーメイドの使いかた』(2019 리뉴얼, 60색, 색명 유래, 신구 규격표) — 이번 검수에서는 사용자가 첨부한 원본 PDF를 기준으로 확인

ISO - ISO 5631-3:2022, Paper and board — Determination of colour by diffuse reflectance https://www.iso.org/standard/833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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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글소담 - 쉬어가기 (엠보싱,물결무늬,머메이드 ? 종이에도 '깻잎' 논쟁이 1편)

79.사례31.물은 오늘 줬는데, 카드는 다음 방문에 붙습니다. (오피스 식물관리 2편)

78.사례31.물은 오늘 줬는데, 카드는 다음 방문에 붙습니다. (오피스 식물관리 1편)

77.사례30.강아지 사료 샘플 마케팅: 정기배송 고객으로 신제품 홍보하는 법

76.글소담 쉬어가기 (또 삼천포로 빠지는, 손편지 종이 60색을 고르다가색을 재기 시작했습니다 2편)

75.글소담 쉬어가기 (또 삼천포로 빠지는, 손편지 종이 60색을 고르다가색을 재기 시작했습니다 1편)

74.사례29.프리미엄 과일 정기배송, 재구매를 만드는 건 큐레이션 손글씨 카드 한 장이었습니다

73.사례28.한 번 더 찾아가고 싶은약국 영업을 만드는 카드 한 장

72.사례27.홍대 파티룸,비대면 입실에 ‘환대’를 더하는 한 장

71.사례26.기업 답례떡에 손글씨 카드 한 장을 더하면

70.사례25.강남 반려견 유치원은 왜 한 달에 한 번 ‘손글씨 가정통신문’을 보낼까?

69.사례24.성수 팝업 선착순 , 카드마다 고유번호를 발급한 이유

68.사례23.제주 풀빌라, 고객이 가장 먼저 찍은 건 수영장이 아니라 ‘내 이름’이었습니다

67.사례22.“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재구매 고객에게 보내는 100자 손편지

66.사례21.지자체 복지현장에서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방법

65.사례20.수능 50일 전, 대치동 학원 책상 위에 사탕과 ‘내 이름’이 놓였다

64.사례19.오마카세/비싼 식사는 많습니다.“내 이름이 적힌 저녁”은 흔하지 않습니다.

63.사례18.주문이 늘수록 손편지는 사라진다? 공방이 카드를 미리 만드는 이유

62.사례17.편지 한 번 써본 적 없는 연애 1년 차 남자친구의 ‘억지춘향’ 1주년 선물

61.사례16.프리미엄 헤어샵의 개인화 감사편지 활용

60 사례15.호텔에서 VIP 300명 행사용 한 달 전 초대장.

59.쉬어가기 (손편지 열 장을 쓰다가 기계 만들게 된 이야기)

58.내 글씨체를 손글씨 AI로봇에게 가르치려면 몇 자가 필요할까? (7편/최종)

57.내 글씨체를 손글씨 AI로봇에게 가르치려면 몇 자가 필요할까? (6편)

56.내 글씨체를 손글씨 AI로봇에게 가르치려면 몇 자가 필요할까? (5편)

55.내 글씨체를 손글씨 AI로봇에게 가르치려면 몇 자가 필요할까? (4편)

54.내 글씨체를 손글씨 AI로봇에게 가르치려면 몇 자가 필요할까? (3편)

53.내 글씨체를 손글씨 AI로봇에게 가르치려면 몇 자가 필요할까? (2편)

52.내 글씨체를 손글씨 AI로봇에게 가르치려면 몇 자가 필요할까? (1편)

51.펜이 굵어지면 글씨는 어떻게 달라질까? (3편)

50.펜이 굵어지면 글씨는 어떻게 달라질까? (2편)

49.펜이 굵어지면 글씨는 어떻게 달라질까?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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