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0일 월요일

내 글씨체를 손글씨 AI로봇에게 가르치려면 몇 자가 필요할까? (3편)

 

점과 곡선, 제어점이 모여 한 글자의 필기 궤적 완성

4. 데이터 모델과 합성 규칙

조각이 있다고 글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붙이는 위치가 어긋나면 글자가 무너집니다. 이 절에서는 필기 데이터의 표현 계층과, 조각을 글자로 조립하는 규칙을 정리합니다.

필기 데이터는 다음 계층으로 저장됩니다. 최소 단위가 이미지가 아니라 획이라는 점이 펜 로봇 구동과 크기 변환의 전제 조건입니다.

· Point / Curve — 좌표와 곡선 제어점. 좌표계 원점은 좌상단, 값은 0~1로 정규화.[1]

· Segment — 직선 또는 곡선 구간.

· Stroke — 한 획. 펜을 대고 떼기까지의 궤적.[2]

· Strokes — 자소. 초성·중성·종성 각각의 획 집합.

· Char — 글자. 자소 인덱스 집합(초성 ID, 중성 ID, 종성 ID)으로 구성.

· Chars — 글꼴 전체. 전용 포맷(*.ssfnt)으로 저장.[3]

필기 데이터의 계층 구조와 합성 파이프라인

데이터는 점과 곡선에서 시작해 한 획, 자소, 글자, 글꼴로 쌓입니다. 그림 파일이 아니라 '어디서 시작해 어떻게 지나 어디서 멈추는 선'으로 저장하기 때문에, 펜 로봇이 그대로 따라 그릴 수 있고 크기를 바꿔도 획의 성격이 유지됩니다.

렌더링 단계에서는 이 궤적에 펜 압력과 속도의 시계열이 결합되고, 매 출력마다 미세 변형이 더해져 같은 문구라도 두 장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게 만듭니다. 사람이 같은 글자를 두 번 써도 매번 조금씩 다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4.1 제어점 — 자소가 결합하는 기준 좌표

합성 규칙의 핵심은 제어점입니다. 초성마다 모음이 결합할 기준 좌표를 정의합니다. 정의는 '오른쪽 중간점' 같은 서술형이 아니라, 획의 시점·종점과 자소 영역을 인자로 하는 좌표식입니다. 대표 사례를 표에 정리합니다.[4]

초성

제어점 정의 (그룹 2 기준)

마지막 획 끝점 (그룹 1에서는 오른쪽 중간점 — 그룹별로 정의가 다름)

자소 영역 하단 중간

ㄷ·ㄸ·ㄹ

마지막 획 영역의 하단 중간

마지막 획 시점 A·종점 B에 대해 (A.x, lerp(A.y, B.y, 4/5))

마지막 획 시점 기준 (x, lerp(y, 영역 하단, 4/5))

끝에서 두 번째 획 종점 기준 (x, lerp(y, 영역 하단, 1/2))

(영역 폭의 2.5/4 지점, 영역 하단)

마지막 획 중점

초성 제어점 정의 예 — 획 좌표의 함수로 기술된다

주목할 점은 ㄱ의 사례입니다. 같은 ㄱ이라도 그룹 1에서는 오른쪽 중간점, 그룹 2에서는 끝점이 제어점입니다. 즉 제어점 함수 역시 자소 단위가 아니라 동치류 단위로 정의됩니다.

합성할 때는 자음의 제어점과 모음의 제어점 사이 거리를 배치 가이드로 삼아 위치를 잡고, 두 조각의 획이 충돌하면 세로 간격을 넓혀 회피합니다.

배치를 최적화 문제로 풀지 않고, 구속 조건 위반 시에만 보정하는 규칙 기반 배치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좌표가 정규화되어 있으므로 이 규칙은 글자 크기와 무관하게 유지됩니다.

4.2 합성 명세 — 어느 글자에서 조각을 빌리는가

합성되는 글자 하나하나는 '초성을 어느 템플릿 글자에서, 중성을 어느 템플릿 글자에서 가져올지'의 명세로 기술됩니다.

명세에는 초기 배정과 수동 검사 후 확정된 출처가 나란히 기록되어, 교정 이력이 데이터에 그대로 남습니다. 그룹 1의 실제 명세에서 발췌한 사례가 표 6입니다.

완성 글자

초성 출처

중성 초기 배정

중성 확정

비고

템플릿 원본

초기 배정 유지

검사 후 교체

검사 후 교체

재교정 대기

합성 명세와 교정 이력 발췌 (그룹 1) — 수동 검사 결과가 명세에 남는다

검증은 두 층위로 분리해 운영합니다. 개별 글자 교정이 단위 검증이라면, 자모가 고르게 등장하는 팬그램 문장을 조판해 자소 결합의 전 범위를 한 번에 확인하는 절차는 통합 검증에 해당합니다.[5]

소프트웨어 공학의 단위 테스트와 통합 테스트를 분리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두 검증이 잡아내는 결함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표 6의 교체 이력은 이 검증에서 걸린 사례가 명세로 환류된 흔적이며, 다음 절에서 다룰 폐루프의 최소 단위입니다.

글소담 - 통합검증 505자 , 한글 커버리지 98%

실제상황에서는 빠른 통합 검증을 위해서, 글소담에서는 한글 대략적으로 98% 커버리지를 갖는 505자로 만든 중복이 있는 1346자 짜리 초대형 팬그램 문단을 사용한는데, 오류가 있을 경우, 중복 체크를 위해서, A4 용지로 출력을 한 후에, 여러명의 사람이 동시에 검수를 해서 오류를 찾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한 걸음만 더

스캔한 글자를 단순한 그림으로 저장하면 확대·축소는 할 수 있어도 펜 로봇이 자연스럽게 다시 쓰기는 어렵습니다. 사람은 글자의 윤곽을 한꺼번에 칠하는 것이 아니라, 펜을 대고 움직이고 떼는 순서로 씁니다. 그래서 글소담의 데이터는 검은 픽셀의 집합이 아니라 시작점, 진행 방향, 곡률, 끝점이 있는 획의 연속으로 보존됩니다.

제어점은 이 획들을 붙이는 작은 약속입니다. 초성과 중성을 단순히 같은 칸의 중앙에 맞추는 대신, 서로 가까워져야 할 지점과 피해야 할 획 충돌을 기준으로 위치를 조정합니다. 이 규칙이 있어야 ‘가’와 ‘고’처럼 구조가 다른 글자도 같은 필기자의 균형감 안에서 조립됩니다.

또한 출처와 교정 이력을 함께 남기면 한 번의 수작업이 다음 생성에도 재사용됩니다. 어색한 글자를 볼 때마다 화면에서 임시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각을 어디에서 가져왔고 왜 교체했는지를 명세에 기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쌓인 교정 기록이 시간이 지날수록 합성 시스템의 실제 자산이 됩니다.


[1]좌표 원점은 좌상단이며 글자 하나를 [0, 1] × [0, 1] 정사각 영역으로 정규화한다. 렌더링 시 실제 크기로의 사상은 닮음 변환(아핀 변환의 특수한 경우)이므로, 정규화 공간에서 정의한 배치 규칙과 제어점 거리는 출력 크기와 무관하게 보존된다. 규칙을 무차원 공간에서 정의하고 차원(크기)은 마지막에 입히는, 공학에서 흔한 무차원화 전략과 같은 구조다.

[2]획을 래스터 이미지가 아니라 시작점·경유·종점을 갖는 매개변수 곡선 γ(t)로 저장한다는 뜻이다. 이 표현은 펜 로봇 입장에서는 그대로 참조 궤적(reference trajectory)이 되므로, 별도의 벡터화 과정 없이 경로 계획과 속도 프로파일 생성에 투입할 수 있다. 실제 출력 데이터는 X·Y 좌표에 펜 압력(Z)과 속도의 시계열이 결합된 형태로 표현된다. 크기 변환 시에도 곡선의 매개변수 구조가 유지되어 획의 성격(필순, 방향, 곡률 부호)이 보존된다.

[3]ssfnt 는 글소다메서 사용되는 폰트며이며, Single Stroke Font 의 약자로 만든 확장자이다. XML과 비슷하 Mark Up 언어로 글꼴 구조를 저장한다.

[4]표기 중 lerp(a, b, t)는 내분점 a + (b − a)t를 뜻한다. 예컨대 ㅅ의 제어점 (A.x, lerp(A.y, B.y, 4/5))는 마지막 획의 시점 A와 종점 B 사이 세로 방향 4/5 지점을 기준 좌표로 삼는다는 정의다.

[5]사용 팬그램의 예: "참나무 타는 소리와 야경만큼 밤의 여유를 표현해 주는 것도 없다." 자모가 고르게 등장하도록 구성된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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