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종 글꼴 동시 출력 , 글소담 실제 출력 좔영
용지:수입 모조지 80gsm / 펜 : 유니볼 시그노 블루블랙 0.38mm
연애편지는 결국 직접 쓰는 게 제일 좋습니다
연애편지는 누가 대신 써준 문장보다 내가 직접 떠올린 한 문장이 더 오래 남을 때가 많습니다. 맞춤법이 조금 틀려도 괜찮고, 문장이 매끈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평소에 “밥 먹었어?”라고 말하던 사람이 편지에서 갑자기 시인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서툰 말투, 둘만 아는 별명, 그날 있었던 작은 사건이 남아 있을 때 몇 년 뒤 다시 꺼내 읽는 재미가 생깁니다.
그래서 정답부터 말하면 연애편지는 스스로 정성껏 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여기까지는 아주 모범적인 결론입니다.
그런데 인기가 너무 많아서 지금 사귀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현실에서는 우선 관계부터 정리하는 게 맞겠지만, 오늘만큼은 상상력을 조금 과하게 써보겠습니다.
넘치는 인기 덕분에 지금 사귀는 이성 친구가 무려 100명이라고 해보죠. 한 명은 100일, 한 명은 200일, 누군가는 1주년, 또 누군가는 500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게다가 기념일이 같은 주에 몰려 있다면 어떨까요. 사랑보다 캘린더가 먼저 무서워질 수 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이 누구 500일이었지?” 하는 순간부터 연애편지는 감성의 영역이 아니라 일정/공정 관리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예전 같으면 밤을 새웠겠지만, 지금은 AI 시대입니다
예전이라면 100통을 직접 쓰기 위해 손이 빠지게 밤을 새우는 방법밖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AI에게 초안을 부탁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물론 “여자친구에게 편지 써줘” 한 줄만 입력하면 열 명에게 비슷한 문장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중요한 건 AI에게 사람을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언제 만났는지, 어떤 말투를 쓰는지, 둘이 자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최근 기억나는 장면이 무엇인지, 너무 오글거리는 표현은 싫은지 같은 정보를 몇 줄만 알려줘도 결과는 확 달라집니다.
AI에게 다섯 가지만 알려주면 초안이 훨씬 쉬워집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① 기념일이 몇 일째인지, ② 상대의 성격이나 평소 분위기, ③ 둘만 기억하는 장면 두세 가지, ④ 평소 내가 쓰는 말투, ⑤ 꼭 넣고 싶은 말과 빼고 싶은 표현. 이 다섯 가지면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500일, 장난이 많은 커플,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뛰었던 일, 내가 평소 반말을 쓰고 감성적인 표현은 부담스러움, 마지막에는 고맙다는 말을 넣고 싶음” 정도면 됩니다.
AI는 여기서 뼈대를 만들고, 나는 읽으면서 ‘이건 내 말 아니다’ 싶은 문장만 고치면 됩니다.
AI가 써준 편지를 그대로 복사하면 조금 위험합니다
AI가 아무리 잘 써줘도 마지막 확인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특히 열 명을 상상한 오늘의 설정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이름만 바꾸고 같은 편지를 보냈다가 “우리도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뛰었었나?”라는 질문을 받으면 기술의 발전이 갑자기 위기가 됩니다.
AI는 생각을 정리해주는 조수로 쓰고, 마지막 한두 문장은 직접 고치는 편이 좋습니다. 상대가 실제로 했던 말 하나, 둘만 쓰는 별명 하나가 들어가면 문장이 갑자기 살아납니다.
결국 AI가 대신 사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문장이 준비됐다면 이번에는 손이 문제입니다
열 사람의 편지 내용이 모두 준비됐다고 해도 아직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제 실제 100장을 직접 써야 합니다. 한 장쯤은 즐겁지만 100장 전에 3~4장 정도 부터는 되면 손목이 먼저 기념일을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글소담 같은 손글씨 출력 서비스가 등장할 이유가 생깁니다.
AI가 초안을 정리하고, 사람이 내용을 고르고 다듬고, 글소담이 실제 펜으로 종이 위에 써주는 방식입니다.
컴퓨터 프린터로 글씨 모양을 찍는 것이 아니라 펜이 움직이며 종이 위에 획을 남기기 때문에 결과는 다시 아날로그로 돌아옵니다.
글소담 폰트가 3개라면 같은 편지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글소담에는 서로 분위기가 다른 세 가지 손글씨 폰트가 처음 준비 되어 있고, 있습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반듯하고 차분한 글씨, 조금 부드럽고 친근한 글씨, 자연스럽게 흘려 쓴 느낌의 글씨는 인상이 다릅니다. 상대의 성격이나 편지 내용에 맞춰 폰트를 달리 고르면 한 장 안에서도 분위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번 마지막 샘플은 이 점을 보여주기 위해 A6 엽서 한 장에 약 300자를 넣고, 약 100자씩 세 문단으로 나눠 각각 다른 글소담 폰트를 써서 다른 사람이 쓰는 구성을 상상했습니다.
A6 한 장에 300자, 세 가지 목소리로 나눠보면
A6는 긴 편지를 가득 담기에는 작지만, 한 번에 읽히는 기념일 카드로는 재미있는 크기입니다.
약 300자라면 짧은 인사보다 분명히 내용이 있고, 그렇다고 읽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만큼 길지는 않습니다. 세 문단을 각각 약 100자로 나누면 첫 문단은 가볍게 시작하고, 두 번째는 진심을 조금 더 담고, 마지막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적는 식으로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글씨체까지 세 번 바뀌면 같은 엽서 안에서도 세 가지 표정이 생깁니다.
첨단 기술을 총동원했는데 결과는 손편지라는 아이러니
생각해보면 조금 재미있습니다. 문장을 만드는 데 AI의 도움을 받고, 사람은 내용을 고쳐 자기 이야기로 만들고, 마지막에는 로봇이 실제 펜을 들고 종이 위에 글을 씁니다.
가장 첨단의 도구를 여러 단계 거쳤는데 받는 사람 손에 도착하는 것은 가장 오래된 방식의 편지 한 장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아날로그를 없애는 대신, 오히려 아날로그를 조금 더 쉽게 만드는 셈입니다.
글소담이 재미있게 보고 있는 지점도 바로 여기입니다.
그래도 정말 애인이 10명이라면, 글소담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조금 과장한 상상입니다. 실제 연애라면 한 사람에게 직접 쓴 편지 한 장이 AI가 만든 열 장보다 훨씬 좋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없거나 글을 시작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면 AI에게 생각 정리를 부탁하고, 그 초안을 내 말투로 고쳐보는 것 정도는 이제 꽤 자연스러운 방법입니다.
그리고 직접 쓰기 어려운 여러 장의 편지가 필요하다면 그때 글소담이 손을 거들 수 있습니다. AI가 생각을 거들고, 사람은 마음을 고르고, 글소담이 손을 거드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사귀는 사람이 10명이라면… 편지보다 먼저 일정 관리 앱부터 켜보시길 권합니다.
AI에게 이렇게 말해보면 시작이 쉽습니다
이렇게 초안을 받은 뒤에는 그대로 복사하지 말고, 실제로 두 사람만 아는 표현 한두 개를 넣어보세요. AI가 만든 문장이 ‘내 편지’가 되는 순간은 보통 그때부터입니다.
실제 출력 예제 - A6 엽서 300자, 글소담 폰트 3종
샘플 실제 글자 수: 공백·줄바꿈 제외 총 300자 (각 문단 100자, 문장부호 포함)
실제 출력에서는 위 세 문단을 글소담이 보유한 서로 다른 3종 폰트로 각각 적용하면 됩니다. 한 장 안에서 글씨의 분위기가 바뀌기 때문에, 같은 300자라도 단순한 장문 카드보다 훨씬 재미있는 샘플이 됩니다.
마치면서...
글소담은 2006년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처음에는 손글씨를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고, 오랜 시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하나씩 쌓아왔습니다.
장비와 제어 보드의 기본 구조는 2022년경 거의 완성되었고, 지금은 그 위에서 ‘얼마나 사람다운 글씨를 만들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왔습니다.
현재 개발팀 내부에서는 약 80개의 글꼴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이 글꼴들은 안정화되는 순서대로 조금씩 공개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AI를 활용한 글꼴 자동 변환과 다국어 획순 일반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글뿐 아니라 다른 언어에서도 사람이 실제로 쓰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획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개발 방식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새로운 아이디어 하나를 검증하려고 해도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지금은 초기 실험과 설계 단계에서 상용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기술은 사내 Local AI 환경에서 다시 학습하고 검증해 최종 결과물로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개발 속도도 훨씬 빨라졌고, 시도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의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글자 자체를 만드는 과정과 렌더링 과정에도 AI가 들어가면서, 기술적인 완성도는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올해 초부터는 실제 출력물을 놓고 보았을 때 사람 손글씨와 기계가 만든 글씨를 육안,촉각으로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중요한 질문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사람 손글씨처럼 보일 수 있을까?’가 가장 큰 문제였다면,
지금은
‘얼마나 사람의 감정을 담아낼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글씨가 너무 반듯하면 오히려 기계처럼 보이고, 조금 흔들리고 불규칙해야 더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결국 손글씨의 가치는 완벽함보다 그 안에 담긴 리듬과 감정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손글씨 기술에서 가장 큰 장벽이었던 이른바 ‘불편한 감각의 골짜기’는 어느 정도 지나온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사람이 쓴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술보다, 사람이 쓴 글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글소담도 그 방향으로 계속 실험해보려 합니다.
AI가 생각을 거들고, 사람은 마음을 고르고, 글소담은 그 마음을 종이 위에 남기는 것.
어쩌면 앞으로의 손편지는 지금보다 훨씬 첨단 기술로 만들어지면서도, 결과물만큼은 가장 아날로그적인 형태로 남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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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사례48. 연애편지 - #7.연애편지는 직접 쓰는 게 정답입니다. 그런데 애인이 100명이라면 /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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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사례48. 연애편지 - #5.500일 편지, 얼마나 길게 써야 할까? 실제로 공백 제외 500자를 써봤습니다
168.사례48. 연애편지 - #4.이야기 중, 뜬금없이 단골손님 이야기로 빠진 이유
167.사례48. 연애편지 - #3.1주년 편지, 무슨 말을 써야 할까? 직접 써본 1주년 편지 예문
166.사례48. 연애편지 - #2.200일쯤 되면 “사랑해” 말고 뭐 쓰지? 익숙해져서 더 어려운 편지
165.사례48. 연애편지 - #1.100일인데 첫 줄부터 막혔다면? 여자친구가 10명이어도 똑같이 쓰면 안 되는 이유
164.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국산 백색 젤펜은 왜 찾기 어려울까 ? #9 / 최종 )
163.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종이 표면은 잉크의 두 번째 재료 #8)
162.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왜 이렇게 빠르게 마르고 막히는가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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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젤 잉크의 전단박화와 볼펜촉 유체역학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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