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을 가리는 기술과 흰색을 필기하는 기술은 비슷한 원료를 활용할 수 있지만 제형을 설계하는 목적이 다르다. 수정액의 성공 기준은 깨끗한 덮임이고, 젤펜의 성공 기준은 반복되는 얇은 선의 신뢰성이다.
고형분과 결합제의 역할
수정액은 기존 글자나 인쇄면을 가리는 두꺼운 피막을 만들기 위해 안료와 결합제를 포함한다.
젤 잉크도 색재와 적절한 고분자 성분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고형분은 볼펜의 미세 유로에서 저항을 키울 수 있다. 고형분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더 좋은 화이트펜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잉크의 물성은 단순 조성표를 합치는 방식이 아니다. 안료의 표면적과 분산제 흡착 상태, 결합제의 분자량, 용매 혼합비가 바뀌면 점도와 표면장력, 건조막의 경도도 함께 바뀐다.
화학공학의 관점에서 처방은 다변량 최적화 문제다.
용매가 하는 역할
수정액은 제품에 따라 수성 또는 유기용매 기반 제형을 사용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수정액을 모두 ‘유성’이라고 묶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물과 공용매가 들어 있는 젤 잉크는 펜촉에서 수분 손실이 진행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점도 증가나 피막 생성이 일어날 수 있다.
용매의 휘발성이 낮을수록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종이 위의 건조가 늦어져 번짐이 늘어날 수 있으며, 잉크가 너무 오래 흐르면 획의 가장자리가 무너질 수 있다. 펜촉 건조 저항성과 종이 위 건조시간을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
피막 형성과 종이 흡수
수정액은 연속적인 피막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므로 피막의 균열·접착력·재필기성이 중요하다.
젤펜은 매우 적은 양의 액체를 선 형태로 공급하므로 표면장력, 침투, 확산, 착색재의 잔류 위치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똑같은 수정액을 짧은 글자에 적용하면 선이 두껍고 거칠어질 수 있다.
반면 일부 젤펜은 충분한 은폐력을 얻기 위해 같은 자리를 두 번 지나가야 할 수도 있다. 이 차이는 제품의 우열이 아닌 최적화 대상의 차이다.
재료 비교를 위한 시험
고형분은 건조 전후 질량 차이로 대략 추정할 수 있지만, 휘발성 성분과 열에 민감한 고분자를 고려해야 한다.
실험이 가능하다면 열중량분석(TGA)과 점도 측정, 표면 관찰을 결합한다. 유해 용제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 수정액은 안전자료와 환기 조건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정확한 제조사 제형이 공개되지 않으면 단순 FT-IR 스펙트럼만으로 원료의 동일성을 확정하기 어렵다.
같은 기능을 하는 배합은 여러 경로로 설계될 수 있으므로 ‘공통 성분 가능성’과 ‘동일 원료’라는 결론을 구분해야 한다.
고분자 조성의 관점에서 본 비교
인쇄용 잉크와 젤펜의 유변학을 단순 비교할 때 흔히 빠뜨리는 것은 건조 전후 구조의 변화다.
액체 상태에서 적절한 점도와 도포성을 가진다고 해서 건조막의 균열 저항이나 종이와의 접착력까지 좋다는 보장은 없다.
결합제의 유리전이온도, 표면 수축과 안료의 체적분율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 수정액도 서로 다른 계열로 나눌 필요가 있다. 물 기반과 용제 기반 수정액은 냄새, 건조 속도, 안전 관리 요구가 다르다.
실험에 사용된 제품의 안전자료를 먼저 확인하지 않은 채 특정 용매가 포함되어 있다고 추정하거나 임의의 희석제를 섞어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작은 필기에서 필요한 색상 균일성은 필름 두께가 극도로 얇을 때 결정된다. 건조막 속 안료가 균일하지 않으면 글자 속 흰색의 농담이 변한다.
같은 양의 고형분이라도 입자가 표면에 고르게 분포하는지, 가장자리에 몰리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커피링 현상 등 증발과 입자 이동의 결합도 관찰할 수 있다.
현실적인 제품 비교에서는 시약을 분리 분석하는 작업보다 먼저 현장 성능을 측정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다.
실사용자의 관심은 어떤 배합이 들어갔는가에서 출발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안전성과 사용성, 저장 안정성이 입증되는지에 달려 있다. 성분 추정은 작동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보조 자료로 취급해야 한다.
참고 문헌 및 확인 자료
[R3] 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Perseverance, thy name is Bette.
[R11] US Patent US7776941B2, writing instrument correction fluid composition (patent example).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7776941B2/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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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수정액과 젤 잉크, 같은 흰색 다른 화학 #6)
159.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젤 잉크의 전단박화와 볼펜촉 유체역학 #5)
158.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TiO₂는 어떻게 검은 종이를 하얗게 만들까 ? #4)
157.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0.5mm와 1.0mm 사이, 최적의 펜굵기는 ? #3)
156.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수정액에서 젤펜으로, 흰 필기구의 탄생 #2)
155.글소담 - 쉬어가기 (화이트펜 - 흰 글씨를 쓰기까지, 스무 번이 넘는 실험의 기록 #1)
154.사례47. 빼빼로데이 - #6.호텔·게스트하우스 시즌 이벤트, 작은 비용으로 만드는 환영 메시지(최종)
153.사례47. 빼빼로데이 - #5.학생마다 다른 응원 문구, 작은 학원에서 가능한 이벤트
152.사례47. 빼빼로데이 - #4.직원 100명에게 같은 선물, 그러나 각자 다른 손글씨 메시지
151.사례47. 빼빼로데이 - #3.11월 11일, 단골 고객에게 전하는 작지만 특별한 감사
150.사례47. 빼빼로데이 - #2.카페 이벤트, 단골이 기억하는 작은 선물의 비밀
149.사례47. 빼빼로데이 - #1.과자보다 오래 남는 한 장의 손글씨 카드
148.사례46. 펫미용실 - #6.좋은 아이디어도 직원이 쓰지 않으면 서비스가 아니다(최종)
147.사례46. 펫미용실 - #5.단골이 되는 순간, 카드는 ‘기억의 기록’이 된다
146.사례46. 펫미용실 - #4.노령견과 예민한 아이에게 프리미엄은 ‘천천히’다
145.사례46. 펫미용실 - #3.첫 미용은 잘 자르는 것보다 ‘좋게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
144.사례46. 펫미용실 - #2.미용이 끝난 뒤, ‘예쁘게 됐어요’에서 한 걸음 더
143.사례46. 펫미용실 - #1.처음 온 아이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나요?
142.사례45. 팝업스토어 - #6.대기번호 하나로팝업 이벤트 전체를 연결한다면(최종)
141.사례45. 팝업스토어 - #5.마지막 날, 3,000개의 번호가다시 살아난다면
140.사례45. 팝업스토어 - #4.대기표를 왜 집까지 가져가게 될까?매일 당첨번호를 발표한다면
139.사례45. 팝업스토어 - #3.Excel 한 파일이면3,000개의 번호도 어렵지 않습니다
138.사례45. 팝업스토어 - #2.문장은 같아도 3,000장이모두 다른 카드가 되는 이유
138.사례45. 팝업스토어 - #1.대기번호표, 꼭 버려지는 종이여야 할까요?
137.사례44. 유치원 - #7.한 반 24명 월간 운영 예시 (최종편)
136.사례44. 유치원 - #6.3월 한 장이 12월에는 ‘우리 아이의 1년’이 됩니다
135.사례44. 유치원 - #5.엑셀 24줄만 있으면 됩니다: 컴퓨터 초보 선생님도 가능한 월간카드 자동화
134.사례44. 유치원 - #4.유치원 카드 한 장이 저녁 식탁의 대화가 되는 순간
133.사례44. 유치원 - #3.“잘했어요”보다 부모가 오래 기억하는 말, 선생님의 한 줄 관찰입니다
132.사례44. 유치원 - #2.“24명 편지를 언제 다 써요?” 선생님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에 답해봤습니다
131.사례44. 유치원 - #1.매달 이런 카드가 온다면, 부모는 버릴 수 있을까요?
130.사례43. 보험 고객관리의 기술 - #5.두 번 상담했는데 계약은 0건이었습니다 - A5 45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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