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9일 수요일

사례34.여의도 작은 자산운용사 - #2. 300억원 약정이 결정된 뒤,

 

A6 카드 , 실 좔영 후 AI 배경 생성

용지:두성 - 컬러 머메이드 진파란 W18(CMD138) 178gsm / 펜 : 사쿠라 겔리롤 젤펜 화이트 0.5mm

2화. 300억원 약정이 결정된 뒤, 추석 인사는 오히려 짧아졌다

기관 LP / “성과 숫자가 아니라 맡긴 결정에 감사하는 카드”

율담자산운용의 회의실 벽에는 8개월 동안 수정된 펀드 일정표가 붙어 있습니다. 신규 대체투자 펀드 목표 설정액은 1,000억원. 처음에는 한 줄짜리 후보 명단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각 기관 옆에 메모가 붙습니다. ‘1차 미팅 완료’, ‘추가자료 요청’, ‘리스크 검토’, ‘실사 일정’, ‘내부 심의 대기’ 같은 표시입니다.

기관 자금은 “좋은 상품입니다” 한마디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가상의 율담자산운용 기관영업 담당 이재호 이사는 투자제안서를 다시 만들고, 운용역과 함께 미팅에 들어가고, 요청자료 목록을 받습니다. 자료 하나를 보내면 질문이 다시 오고, 운용 프로세스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설명하면 다른 담당자가 추가 확인을 합니다. 어떤 기관은 DDQ 형태로 질문을 보내고, 어떤 곳은 별도의 운용사 실사를 진행합니다. 작은 운용사일수록 이 과정에서 대표와 핵심 운용역이 직접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설정입니다.

9월 초, 이재호 이사가 대표실 문을 두드린 뒤 짧게 말합니다.

“미래공제회 대체투자2팀, 투자심의 통과했습니다. 약정 300억원입니다.”

임직원 19명인 회사에는 큰 소식입니다. 하지만 회의실에서 박수가 한 번 나오고 나면 다시 실무입니다. 약정서와 펀드 설정 일정, 납입 조건, 수탁·사무관리 관련 절차를 맞춰야 합니다. ‘300억원 유치 성공’이라는 문장은 회사 안에서는 기쁜 말이지만, 기관 담당자에게 보낼 추석 카드에는 그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김태윤 대표가 처음 받아본 초안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당사 펀드에 300억원을 출자해 주신 데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표는 금액을 지웁니다.

“이 분들이 돈을 주신 게 아니잖아요. 검토하고, 내부에서 설명하고, 책임지고 결정을 한 거죠.”

이 한마디가 기관 LP용 카드의 방향을 정합니다.

TIP

기관 LP와의 커뮤니케이션에는 공식 문서의 역할이 분명합니다. 제안서, 요청자료, 운용보고, 수시보고, 미팅 기록은 정확성과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명절 카드가 그 기능을 대신하려고 하면 오히려 어색합니다. 카드에는 성과 전망이나 수익률 숫자를 넣기보다 ‘긴 검토 과정 끝에 보내준 신뢰를 기억한다’ 정도로 역할을 좁히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율담자산운용은 추석 선물 대상 가운데 기관 LP를 별도 탭으로 빼놓습니다. 판매사 PB 명단과 기관 LP 명단은 처음부터 섞지 않습니다. 연락 빈도도, 필요한 자료도, 관계의 성격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관 쪽에는 담당 실무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팀장, 실무 담당자, 경우에 따라 리스크나 운용지원 부서와도 자료가 오갑니다. 그렇다고 만난 사람 모두에게 똑같은 물품을 보내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수신 대상은 회사 내부 기준에 따라 정하고, 카드 역시 승인된 대상에게만 동봉한다는 전제로 잡습니다.

문구를 만들 때 가장 오래 걸린 건 첫 문장이었습니다.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너무 영업 문구 같고,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아직 펀드가 시작 단계인 상황에서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대표가 선택한 표현은 ‘오랜 검토 끝에 보내주신 신뢰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였습니다.

기관영업 이사가 웃으며 말합니다.

“대표님, 이게 제안서보다 더 어렵네요.”

사실 그렇습니다. 제안서는 써야 할 내용이 정해져 있지만 감사의 300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 형식적이면 아무 의미가 없고, 너무 친근하면 기관 담당자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율담자산운용은 A6 카드 한 장을 선택합니다. A5 편지처럼 ‘공식 서한’으로 보이지 않으면서도, 대표가 이름을 넣어 메시지를 남길 정도의 공간이 있습니다.

TIP

기관 담당자 이름을 개인화할 때는 호칭을 과하게 높이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실제로 사용하던 ‘팀장님’, ‘부장님’ 정도의 직함을 유지하고, 공식 명칭이 바뀌었는지 확인합니다. 공제회·연기금·보험사 등 기관은 조직개편으로 팀 이름이 달라질 수 있어 작년 자료보다 최근 이메일 서명이나 명함을 기준으로 정리하는 게 실무적으로 편합니다.

추석 3주 전, 율담자산운용이 하는 일은 의외로 작습니다. 기관영업팀에서 올해 실제로 긴 검토 과정을 함께한 사람을 추립니다. 대표는 같은 본문을 사용하되 첫 줄에 이름을 넣습니다. 카드에 펀드명, 약정금액, 목표수익률을 줄줄이 쓰지 않습니다. 선물은 회사가 정한 기준대로 보내고, 그 위에 인사 한 장만 더합니다.

중소형 운용사 입장에서는 이것이 꽤 현실적인 방식입니다. 수백억원 단위의 자금을 다루지만, 펀드레이징 과정에서 실제로 전화하고 자료를 고치고 회의실에 앉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추석 한 번 감사 인사를 남기는 데 필요한 수량은 수십 장일 수도 있습니다. 대량 판촉물이 아니라 작은 관계관리 작업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적기입니다. 명절이 하루 이틀 앞으로 닥치면 회사 내부에서도 결재와 주소 확인만으로 정신이 없습니다. 3주 전이면 올해 펀드레이징 과정에서 ‘유난히 고마웠던 사람’의 이름이 아직 선명하고, 발송 명단을 만드는 과정에도 자연스럽게 넣을 수 있습니다.

올해 기관 자금 유치나 신규 펀드 결성 과정에서 수차례 미팅을 한 곳이 있다면 한 번 떠올려볼 만합니다. 공식 운용자료는 이미 충분히 보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숫자를 하나도 쓰지 않은 300자짜리 카드가 오히려 더 어울릴 수 있습니다.

A6 카드 샘플 - 기관 LP용

미래공제회 대체투자2팀 최지훈 팀장님께. 처음 제안 내용을 설명드린 뒤 여러 차례 검토와 질문, 추가자료 요청을 거쳐 여기까지 왔습니다. 긴 과정 속에서 팀장님과 실무진이 보내주신 신뢰를 저희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맡겨주신 기대에 말보다 운용의 과정과 결과로 답할 수 있도록 원칙을 지키겠습니다. 펀드 설정 이후에도 필요한 내용을 제때 투명하게 말씀드리는 운용사가 되겠습니다. 명절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먼저 전하며, 가족과 함께 편안하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 율담자산운용 대표이사 김태윤 올림

추석 3주 전, 지금 할 수 있는 것

오늘 할 일: 올해 펀드레이징·신규 약정 과정에서 여러 차례 미팅한 기관 담당자를 10~30명만 먼저 추린다. 공식 자료에 이미 숫자가 충분하다면 카드에는 금액을 빼고 감사만 남긴다.

본 글의 사례는 실제 발생 가능한 상황을 재구성한 것으로, 이 글의 업체명,인명등은 글소담 활용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구성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실제 업체·상품·인물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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