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9일 수요일

사례34.여의도 작은 자산운용사 - #3. 수익률이 좋지 않은 해,

 

A6 카드 , 실 좔영 후 AI 배경 생성

용지:두성 - 컬러 머메이드 진파란 W18(CMD138) 178gsm / 펜 : 사쿠라 겔리롤 젤펜 화이트 0.5mm

3화. 수익률이 좋지 않은 해, 추석 카드 300자가 더 어려웠다

기존 LP / “설명은 운용보고서에서, 감사는 카드에서”

자산운용사 블로그 사례가 늘 성공한 펀드 이야기만 나오면 이 업계 사람은 금방 광고라는 걸 압니다. 실제 업무에서는 좋은 해와 그렇지 않은 해가 번갈아 옵니다. 가상의 율담자산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상반기, 율담자산운용의 한 전략은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일부 투자자산의 회수 일정도 늦어졌다는 설정입니다. 회사 안에서는 월간 운용회의가 길어지고, 기관 LP에게 설명할 자료도 많아졌습니다. 기관영업 이재호 이사는 운용역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합니다.

“이번 숫자는 지난 분기 자료랑 기준이 같은 거죠?”

“회수 예상 시점은 왜 한 분기 밀렸는지 한 줄로 정리해주세요.”

좋을 때보다 안 좋을 때 자료 한 줄이 더 오래 걸립니다. 표현 하나가 ‘핑계’처럼 들릴 수 있고, 너무 짧으면 설명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용팀은 숫자를 맞추고, 기관영업팀은 그것을 다시 읽고, 대표는 중요한 LP 미팅에 직접 들어갑니다.

그 와중에 경영지원팀에서 추석 선물 명단을 올립니다. 작년과 비슷한 기관들이 들어 있습니다. 김태윤 대표가 잠시 보다가 말합니다.

“올해는 기관 쪽 선물 대상부터 다시 봅시다. 내부 기준 확인하고, 필요한 곳은 카드만 보내도 되고요.”

선물을 보내느냐 마느냐는 각 회사가 내부 기준과 관계를 보고 판단할 일입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데 있습니다. 성과가 좋지 않은 해에도 명절은 오고,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온 담당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어색할 때가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 작성한 카드 초안은 이랬습니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당사를 믿고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표가 바로 줄을 긋습니다.

“‘어려운 시장 환경’부터 쓰면 시장 탓처럼 들리지 않습니까?”

두 번째 초안에는 ‘조속히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습니다’가 들어갑니다. 이것도 지웁니다.

“그건 약속처럼 들려요. 성과는 카드에서 약속하는 게 아니죠.”

세 번째 초안에서야 방향이 잡힙니다.

‘운용에 관한 설명은 정기 보고와 미팅에서 충분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긴 시간 저희와 함께해 주시는 데 대해서는 명절을 맞아 별도로 감사의 말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TIP

성과가 좋지 않을 때 명절 카드에 운용 설명을 넣기 시작하면 문장이 금방 길어집니다. ‘시장 상황’, ‘불가피한 변동성’, ‘향후 회복 전망’ 같은 말을 넣는 순간 카드가 작은 운용보고서가 됩니다. 실제 성과·리스크·향후 계획은 정해진 보고 채널에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카드는 감사와 인사만 남기는 식으로 역할을 분리하면 문구가 오히려 깔끔해집니다.

율담자산운용의 A6 카드는 300자 안팎으로 정리됩니다. 올해 성과가 좋았다는 말도 하지 않고, 앞으로 얼마를 벌겠다는 말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좋을 때만 연락하는 관계가 되지 않겠다’는 태도가 읽히도록 씁니다. 대표가 직접 30장을 쓰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대표가 문구를 확정하고 수신자 이름을 넣어 제작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런 때 개인화가 더 중요합니다.

같은 펀드의 LP라도 담당 기간이 다릅니다. 펀드 설정 때부터 3년째 보고를 받아온 사람이 있고, 올해 인사이동으로 새로 담당하게 된 사람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한 사람에게는 ‘긴 시간’을 쓸 수 있지만, 새 담당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율담자산운용은 본문을 두 가지로만 나눕니다. ‘기존 담당자용’과 ‘신규 담당자용’. 30개의 서로 다른 문장을 만드는 대신 관계의 기간에 따라 두 버전으로 나눈 것입니다.

TIP

카드 개인화는 이름만 바꾸는 것보다 ‘그 사람이 언제부터 관계를 맺었는지’ 한 가지 기준을 더 넣으면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세세한 투자 내역이나 내부 정보까지 카드에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펀드 설정 때부터’, ‘올해 처음 인사드린 뒤’ 정도의 맥락만 있어도 대량 인쇄물 같은 느낌이 줄어듭니다.

추석 3주 전이라는 시점은 이런 카드를 만들기에도 좋습니다. 운용보고 일정과 명절 일정이 겹치기 전에 기관영업 담당자가 대상자를 20~30명만 먼저 추릴 수 있습니다. 대표에게 “올해는 문구 두 가지 중 어느 쪽으로 갈까요?”라고 보여주면 결재도 단순합니다. 명단이 확정된 뒤 이름과 직함을 넣어 A6로 출력하고, 회사 기준에 따라 선물에 동봉하거나 카드만 별도 우편으로 보냅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카드가 하는 일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과를 바꾸지도 않고, 투자자의 판단을 대신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우리가 상황이 좋을 때만 관계를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신호를 남깁니다. 자본시장에서는 결국 성과가 가장 중요하지만, 성과가 흔들리는 시기에 어떻게 소통했는지도 다음 대화의 분위기를 바꿉니다.

만약 올해 회사 안에서 “이번 추석은 그냥 넘어가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 선물과 카드를 반드시 한 묶음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선물은 내부 기준에 맞게 판단하고, 오랫동안 함께한 관계자에게는 짧은 카드만 남기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특히 성과 설명은 이미 충분히 하고 있다면, 300자의 명절 인사에는 숫자를 비워두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A6 카드 샘플 - 기존 LP용

미래공제회 대체투자2팀 최지훈 팀장님께. 올해는 운용 과정에서 저희가 더 무겁게 살피고 설명드려야 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관련 내용은 정기 보고와 미팅을 통해 계속 정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은 시기뿐 아니라 긴 시간 저희와 함께해 주시며 필요한 질문을 해주신 데 대해서는 명절을 맞아 별도로 감사의 마음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보내주신 의견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운용과 소통 모두에서 더 꼼꼼하게 챙기겠습니다. 가족과 평안하고 편안한 한가위 보내십시오. - 율담자산운용 대표이사 김태윤 올림

추석 3주 전, 지금 할 수 있는 것

오늘 할 일: 기존 LP를 ‘오래 함께한 담당자’와 ‘올해 새로 맡은 담당자’로 나누고 카드 문구를 두 버전만 만든다. 운용 설명은 기존 보고 채널에 두고, 명절 카드는 300자 안에서 끝낸다.

본 글의 사례는 실제 발생 가능한 상황을 재구성한 것으로, 이 글의 업체명,인명등은 글소담 활용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구성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실제 업체·상품·인물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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